'짧게 퍼붓고 폭염' 반복…중부 17일까지 매일 비온다

입력 2023-07-10 18:19   수정 2023-07-11 00:24

한반도에 짧은 시간의 폭우와 폭염이 교차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0일부터 장맛비의 원인인 정체전선이 제주도에서 올라오기 시작해 올여름 장마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은 지난 9일부터 이어지는 간헐적 폭우로 1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10일 내다봤다. 이번 비는 약 2주 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집중호우 피해도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강원 정선군에서는 전날 낮 12시49분께 군도 3호선 피암터널 위로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5~6시 충북 청주시에 시간당 50㎜의 비가 내리면서 가로수가 도로를 덮쳤다. 세종시에도 시간당 49㎜ 정도의 비가 내리면서 토사가 유출되고 아파트 승강기가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간밤의 비로 이날 오후 경기 하남시 한강 상류 팔당댐 수문이 개방됐다. 무등산·속리산 등 7개 국립공원의 167개 탐방로 출입이 막혔고, 인천~백령도 등 7개 항로가 통제돼 배 9척의 발이 묶였다.

9~10일 전국에 쏟아진 집중호우는 장맛비라기보단 산발적으로 강한 ‘소낙성 비’에 가깝다. 한반도 상공에 찬 공기를 동반한 저기압이 머무는 가운데 비구름이 주기적으로 지나가면서 시간당 30~50㎜의 집중 호우가 쏟아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수면 온도 상승과 함께 대기 하층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산발적으로 강한 소낙성 비가 내리는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이후에도 짧고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정체전선이 이날 제주에서 머물다 11일부터 점차 강해지면서 북상하기 때문이다. 13일엔 전선이 한반도 가운데에 위치할 전망이다. 이번 정체전선은 남북으로 짧고 긴 띠 모양인 선상 강수대다. 선상 강수대는 특정 지역에 집중호우를 쏟아내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8월 서울에 퍼부은 시간당 141.5㎜의 비 역시 선상 강수대의 영향이었다.

기상학자들은 최근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선상 강수대 형성이 잦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극지방의 찬 공기를 가뒀던 제트기류가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서 약해졌고, 이 때문에 북극의 냉기가 동아시아로 내려와 북태평양 기단과 더 세게 부딪히면서 선상 강수대가 강해졌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정체전선의 폭이 좁아 단기간의 일기 예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부지방은 오는 17일까지 매일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와 남부지방은 13∼14일을 제외하고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11일과 12일 강원 영동 지역과 충청·호남 일부 지역, 대구·제주 등에서는 열대야가 나타날 수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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